![]() 뮤지컬 '파이란'은 영화를 원작으로 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영화 ‘파이란’의 원작은 아사다 지로의 단편 ‘러브레터’다. 소설에서 영화로 그리고 다시 뮤지컬로. 원작의 아우라가 탄탄하다 보니 여러 장르를 오가며 만들어지나 보다. 광적인 팬들을 가지고 있는 ‘파이란’을 어떻게 뮤지컬로 만들었을까 내내 궁금했다. 극장 안으로 들어서자 일단 무대가 눈에 들어온다. 기울여진 무대. 누군가 강재의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대라고 쓴 글을 읽었다. 그런가? 그런 것도 같은데 왠지 조금은 썰렁한 황량한 느낌이 든다. 텅 빈 것 같은. 채워지지 않는 갈증 같은. 극은 영화의 어두운 부문은 모두 삭제하고 강재와 파이란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서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극을 진행해 가는 듯한데 무대는 황량해서 극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노래나 배우의 연기는 참 좋았다. 강재 역의 배성우의 연기는 영화의 최민식만큼 멋지다. 파이란 역의 중국배우 은유찬의 어눌한 연기도 정말 중국에서 온 이방인의 느낌이 든다. 중국말을 하나도 모르지만 눈치껏 알 수 있었고 음색이 너무 고와서 서정적인 느낌 때로는 처연한 느낌을 너무 잘 살린 것 같다. 그런데 영화에서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일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그 강렬함, 혹은 삶의 비정함이 없어서인지 왠지 심심한 뮤지컬이었던 것 같다. 강재와 같이 통곡하고 강재의 죽음에 마음 아파하던 그 장면들이 모두 사라지고 파이란과의 사랑에만 초점을 맞춘 뮤지컬은 뭔가가 빠진 듯했다. 사랑과 구원에서 오직 사랑뿐인 뮤지컬. 음악도 아름다웠고 연기도 좋았는데 반찬 없이 맨밥을 먹은 듯한 기분이다. 뭔가가 걸리는데 그게 뭔지 딱히 잘 모르는 그래서 답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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